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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MOOn/Books

잔혹한 왕과 가련한 욍비, 나카노 교코 - "매혹적인 그림 뒤에 가려진 잔혹한 역사"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저자
나카노 교코 지음
출판사
이봄 | 2013-03-06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왕과 왕비 사이에 사랑이 끼어들 틈은 없다! 『무서운 그림』의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그림책을 좋아한다. 책을 들고 후르룩 넘겨보니 올 컬러, 반질반질한 광택지에 중세 그림들의 잔뜩 실려 있으니 일단 절반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림 하나하나가 누구나 선망하는 왕과 왕비(오늘날의 회장님, 사장님, 로얄패밀리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지)의 그림들이다. 그리고 얽힌 이야기들, 호기심이 무한발동한다.


 초등학교 시절, 언제부터인지 거실 한켠을 장식하고 있었던 계몽사의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 그 중에서도 북유럽 동화집과 남유럽 동화집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노스텔지아 속에 왕자와 공주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신기루에 가까운 허상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모든 왕과 왕비가 다 그렇진 않겠지만 분명 왕과 왕비가 정치적인 관계가 아닐 수 없다. (그 시절 조선왕조 오백년 드라마에서의 왕궁을 보며 욕망과 음모로 점철됬다고 생각했는데 왜 유럽의 왕가는 이분법적으로 나눠 생각했을까?)

 

<당시 많은 초등생들 집의 거실 한 켠을 장식했을 베스트 셀러, 출처 : http://blog.naver.com/PostList.nhn?blogId=uihyeop>


 첫 장은 한 번쯤 들어봤을 익숙한,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 스튜어트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림과 함께 세세하게 펼쳐진 묘사로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몰입감을 높여 주었다. 이야기는 끔찍했다.(혐오스럽거나 엽기적인 묘사가 아닌 담담한 이야기 구성 자체가 끔찍하다) 18세기 산업혁명 이전의 세계는 표현 그대로 야만의 시대였다. 지금에서 잔혹하고 가련하다고 판단하는 도덕적 기준조차 당시에는 일상다반사처럼 평이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왕실의 속살은 생각보다 씁쓸하다는 그리고 그 피해자는 대부분 왕비였다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역사의 한 켠에 나름대로 기억되고 있다는 걸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