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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MOOn/Tasty

Navy, Navy, Navy

20살 중반, 그러니까 대학교 1학년 가을 쯤이었던 것 같다.


매일 익숙하게 열었던 옷장이 그 날은 왜 이리 낯설게 느껴졌을까, 온통 회색 옷들로 가득차서 마치 시멘트 벽처럼 보였다.


차곡차곡 쌓였던 회색이 기화점을 넘어 수증기로 변해 막 드러난 것처럼, 그제서야 온통 회색으로 물든 옷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 뒤로 편협함을 버리고 다양성을 쫓으려고 했었지만, 그나마 폭이 넓어진 것은 식성 정도 (결국 까다로운 요구수준은 버리지도 못했고)


여전히 모든 면에서 너무 편협한 건 아닐까? 그래, 기호가 뚜렷한게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치자.


하지만 그런 날카롭고 비좁은 자를 들어 타인을 재단하고, 어쩌면 강요마져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